My Dear Life

수야. 어제는 원더랜드를 갔다왔어.

월요일이고 유치원 가야되는 날이지만, 미시사가 할머니 말씀대로 나랑 엄마는 조금 프리해서 그냥 갔어.

근데 의외로 넌 왜 학교 안가냐고, 학교 가는것 괜찮다고 하더라고 하하. 이제 친한 친구 생겨서 유치원 가는게 그렇게 싫지 않나봐. 다행이야.

아마 난 항상 너랑 준수랑 엄마랑 놀러가고 싶을꺼야.

노스욕 할아버지가 아직도 그렇게 여행 좋아하시고, 우리랑 같이 다니는거 좋아하시는 것처럼.

그런데 아빠가 나이가 10대가 되서는 가족 여행을 조금 귀찮아 했었어. 지금 생각해보면 왜 그랬는지 모르겠는데, 그땐 나 혼자 시간 또는 친구랑 시간이 좋았나봐. 너도 그런때가 오겠지? 그럼 조금은 서운하겠지만, 그래도 자연스러운거니깐.

원더랜드 갔다가 노스욕에 들려서 삼촌이랑 저녁 같이 먹었어.

그리고 아빤 잠깐 쇼파에 누워서 잠들었었는데, 니가 뒷마당에서 놀다가 다다닥 들어오는 소리가 들렸어. 그리고 특유의 귀여운 목소리로 “할아버지~” 하고 소리치는거야.

평상시엔 할아버지가 윗층에 계시다가 항상 니가 그렇게 부르면 “어 현수야~” 하고 내려오시거던.

그땐 그냥 아이고 현수야. 잠깐 깜박했구나 하고 넘어갔는데..

집에 와서 잠든 니 얼굴을 보니깐 자꾸 할아버지 하고 부르던 니 목소리가 귓가에 들리는거야.

너는 아 맞다 할아버지 안계시지 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는것 같았지만,

너도 분명히 속에 많은 것을 담고 있겠지..

현수야. 우리 사랑하는 현수야.

불과 몇일전까지 너무 당연했던 일상이 일상이 아니게 되는게 아빠는 조금 많이..힘들어.

그래도 다 잘될거야.

할아버지 할머니 노스욕에 오시면 그땐 니가 할아버지 하고 부르면 어 현수야 하고 내려오실거야.

준수도 이제 같이 할아버지 하겠지. 그러면 “어~ 준수야” 하고 내려오실테고.

일상적이지만, 너무 행복한 풍경이야 현수야.

내일이면 할아버지 PET검사하시고 수술이랑 항암치료가 어떻게 진행될지 결정이 될거야.

다 잘될거야. 잘되야지 라고 생각하면서도 항상 불안이 있어.

그래도 현수야. 엄마 말대로, 너랑 준수는 복이 있는 아이들이야.

할아버지, 할머니 사랑 더 듬뿍 받을거야.

엄마의 저 말이 아빠에겐 큰 힘이 되더라.

항상 건강에 신경쓰자 현수야.

아빠도 엄마도 건강을 가장 우선시 할게. 너희도 마찬가지야.

사랑한다 현수야.

다음에 또 얘기하자.

아빠가 현수에게 보내는 편지 #2

June 14,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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