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브런치에 작가 심사를 위해 제출한 글이다*
자기 자신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 단언컨대 자신을 얼마나 잘 알고 있는가에 따라 인생은 크게 달라진다. 나의 경우 부끄럽게도 올해 서른아홉이 되어서야 처음으로 자신에 대해 공부했고, 이제야 흐리멍텅하게 목적 없이 흐르던 하루에 방향성이 생겼다. 아직 이렇다 할 큰 성공이나 업적은 없더라도, 적어도 이제는 하루하루가 충만하다는 느낌으로 살아가고 있다. 그전까지는 일에 치이고 육아에 치이고, 매일이 찌들어 말라가는 하루였다. 분명 과거의 나와 지금의 나는 같은 상황에 있는데, 이 질문 하나가 이렇게 큰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냈다. 브런치에서 글을 쓰기 시작한 궁극적인 목표도 이것이다. 여러분들도 나와 같은 긍정적인 변화를 겪고, 더 나아가 서로에게 힘이 되며 더 나은 내일로 가고 싶어서이다. 그럼 이제 내가 어떻게 나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했는지 적어보겠다. 어떻게 시작할지 모르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코로나가 세계를 강타한 후, 세계 의료계는 마비가 될 정도로 큰 혼란을 겪었고 약사도 피해 갈 수 없었다. 내 주위 많은 약사들이 일을 그만두기 시작했고 나 역시 상황만 된다면 그만두고 싶었다. 그러나 집에 있는 어린 아들 둘과 그 둘을 돌보고 있는 아내가 있기에 꾸역꾸역 일을 했다. 그리고 올해 나는 서른아홉이 되었다. 19살에 캐나다 이민 와서 어찌어찌 공부해서 약사가 된 게 어제 같은데 내년이면 이제 마흔이 된다는 사실을 인지 했을 때, 막연한 불안감이 나를 괴롭혔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일을 할 수 있을까? 나는 행복한가? 앞으로 10년 뒤에 나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 등의 수많은 질문이 계속해서 마음속을 헤집었고.. 지금 변하지 않는다면 나중에 50살이 돼서도 같은 생각을 할 것 같다는 확신에 찬 불안감에 나는 결심했다. 무엇을 할지는 모르지만 무엇이든 해보자고.
그리고 시작한 게 나에 대해 적어보기였다. 워드에 생각나는 데로 나에 대해 적기 시작했다. 내 이름, 나이, 태어난 곳, 직업부터 시작해서 하고 싶은 것,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 그리고 잘하는 것과 못하는 것을 다 적었다. 굉장히 사소한 것부터 어렸을 때 기억까지 더듬어 다 적으니 A4용지 5장이 나왔다. 이렇게 적고 보니, 내가 나에 대해 생각보다 굉장히 몰랐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저 5장을 계속해서 읽고 보다 보니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가 보이고 어떻게 살고 싶다 라는 구체적인 목표가 생겼다.
그다음으로 한 작업은 내가 좋아하는 것, 잘하는 것 그리고 하고 싶은 것에 대한 교집합 찾기였다. 글 쓰는 건 내가 좋아하고 하고 싶은 것이지만, 더 잘 쓰고 싶었다. 그리고 꼭 책을 내보고 싶었다. 그래서 필연적으로 자기 계발에 글쓰기가 들어갔고, 지금 현재 블로그 외 alookso 그리고 브런치에서 글을 쓰며 매일 연습하고 있다.
그 외에도 내가 잘하고 좋아하고 하고 싶은 분야를 더 찾았다. 언어장벽을 넘어보고 싶어서 영문 책을 매일 읽기 시작하고 영어로도 블로그를 쓰기 시작했다. 그리고 건강하고 이왕이면 몸을 만들고 프로필 사진을 찍고 싶어서, 매일매일 운동을 하고 일지를 기록하기 시작했다. 건강 보조제, 영양제에 대해 환자들에게 널리 알리고, 도와주고 싶어서 공부하고 정리해서 블로그에 올리기 시작했다.
돈에 대한 건 아직 구체적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것이 세상에 가치를 줄 수 있을 정도로 성장할 때 돈은 따라온다고 생각했다. 그것보다는 내가 원하는 목표를 갖고, 내 목표에 맞는 자기 계발을 하면서 하루하루 내가 원하는 삶에 가까워지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분명 나는 소위 말하는 성공은 아직 하지 못했다. 그러나 적어도 매일매일 충만하게 행복하게 자기 계발을 해가며, 어제보다 오늘 내가 생각했던 목표에 작게나마 더 가까워지고 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도 매일이 힘들고 지치고 길을 잃었을 때, 꼭 한번 자기 자신에게 물어봤으면 좋겠다. 나는 누구인가?
그리고 서로 응원하며 충만한 하루를 보내며, 자기가 원하는 삶에 가까워지도록 같이 걸어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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